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6도19255 판결[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사실의 적시와 의견표현의 구별에 관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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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6도19255 판결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사실의 적시와 의견표현의 구별에 관한 사건〉[공2017상,1325]

【판시사항】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의 의미 및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 판단하는 기준 /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판결요지】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글의 집필의도, 논리적 흐름, 서술체계 및 전개방식, 해당 글과 비평의 대상이 된 말 또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문제 된 부분이 실제로는 비평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비평자가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형법 제307조, 제309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공1998상, 1248)
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도17237 판결(공2011하, 2152)

【전 문】

【피 고 인】피고인

【상 고 인】검사

【변 호 인】법무법인(유한) 바른 외 1인

【원심판결】서울서부지법 2016. 11. 3. 선고 2016노28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의 적시와 의견표현의 구별에 관하여

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등 참조).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글의 집필의도, 논리적 흐름, 서술체계 및 전개방식, 해당 글과 비평의 대상이 된 말 또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문제 된 부분이 실제로는 비평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비평자가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해자가 「○○○○○○○ ○○○○」라는 저서(이하 ‘피해자 책’이라고 한다)에서 임나일본부라는 명칭을 부정함은 물론, 일본이 고대사의 특정시기에 가야를 비롯한 한반도 남부 일정지역을 점령하거나 통치했다는 사실을 일본인이 신봉하는 일본서기의 사료를 이용해 반박하였을 뿐이고 피해자 책에는 아래 ①, ②, ③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 책의 내용을 다룬 「△△ △△ △△△△」이라는 책(이하 ‘이 사건 책’이라고 한다)을 집필·발간하면서, 피해자가 ① “임나일본부설이 사실이다.”, ② “백제는 야마토 조정의 속국·식민지이고, 야마토 조정이 백제를 통해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라고 주장했다고 기술하고, ③ “일본서기를 사실로 믿고, 스에마쓰 야스카즈의 임나일본부설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라고 기술함으로써,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출판물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①, ②, ③ 부분은 겉으로는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그 부분만을 놓고 보면 사실의 적시로 오인될 소지가 없지 않으나, 이 사건 책은 피고인이 그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식민사관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집필되었고 시종일관 위와 같은 시각에서 기존 주류사학계의 연구성과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점, 위 ①, ②, ③ 부분은 피해자 책의 특정 부분을 인용한 후 그 부분의 논리구조를 설명하거나 피해자 책의 내용을 요약한 다음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해석을 제시하고, 여기에 피고인 나름대로의 비판적 평가를 덧붙이는 서술체계를 취하고 있는 점 등과 이 사건 책 및 피해자 책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책을 읽게 될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보면 위 ①, ②, ③ 부분은 피고인이 이 사건 책의 다른 부분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자료 내지 논증을 근거로 하여, ‘피해자는 임나의 지배주체가 백제라고 주장하였지만 그 밖에는 스에마쓰 야스카즈의 임나일본부설과 일본서기의 내용 대부분을 사실로 받아들였고, 표면적으로는 백제와 야마토 조정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백제가 야마토 조정의 속국인 것처럼 묘사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야마토 조정이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함축적이고 단정적인 문장으로 서술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피고인이 위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고 할 것이다.

비록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 내지 의견에 대해서는 그 내용의 합리성이나 서술방식의 공정성 등과 관련하여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비판은 가급적 학문적 논쟁과 사상의 자유경쟁 영역에서 다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표현방식을 문제 삼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단정함으로써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함부로 끌어들일 일은 아니다.

라. 원심은 위 ①, ③ 부분에 관하여는 이 사건 책에서 기술한 내용의 전체적인 취지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지 않다거나, 이 사건 책에서 기술한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거나, 위 ①, ③ 부분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이는 피해자 책에 대한 피고인의 의견 또는 평가를 밝힌 것이라는 이유로, 위 ② 부분에 관하여는 이를 피해자 책에 숨겨진 이면의 논리에 대한 피고인의 가치판단과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은 없지 않으나, 피고인에 대하여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실의 적시와 의견표현의 구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허위사실의 적시 및 비방할 목적)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원심의 사실인정과 증거의 취사선택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허위사실의 적시 또는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창석(주심) 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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