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2다23832 판결[외국판결의승인및집행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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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2다23832 판결

[외국판결의승인및집행판결][공2017하,1339]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상호보증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이 규정한 집행판결제도의 취지 및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의 의미

[3]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에 표시된 특정이행 명령의 형식 및 기재 방식이 우리나라 판결의 주문 형식이나 기재 방식과 상이한 경우, 집행국인 우리나라 법원이 취할 조치 / 특정이행 명령의 대상이 되는 계약상 의무가 충분히 특정되지 못하여 판결국인 미국에서도 곧바로 강제적으로 실현하기가 어려운 경우, 우리나라 법원이 강제집행을 허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외국법원에서 특정한 의무의 이행에 대한 명령과 함께 소송에 소요된 변호사보수 및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있는 경우, 변호사보수 및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대한 집행판결이 허용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는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의 승인요건으로 ‘상호보증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그 외국법원이 속하는 국가에 있어 확정재판 등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외국 사이에 동종 판결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외국에서 정한 요건이 우리나라에서 정한 그것보다 전체로서 과중하지 아니하며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면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하는 상호보증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호보증은 외국의 법령, 판례 및 관례 등에 의하여 승인요건을 비교하여 인정되면 충분하고 반드시 당사국과 조약이 체결되어 있을 필요는 없으며, 해당 외국에서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같은 종류의 판결을 승인한 사례가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

[2]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은 “외국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이하 ‘확정재판 등’이라고 한다)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집행판결로 그 강제집행을 허가하여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정하여진 집행판결제도는, 재판권이 있는 외국의 법원에서 행하여진 판결에서 확인된 당사자의 권리를 우리나라에서 강제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에 다시 소를 제기하는 등 이중의 절차를 강요할 필요 없이 외국의 판결을 기초로 하되 단지 우리나라에서 판결의 강제실현이 허용되는지만을 심사하여 이를 승인하는 집행판결을 얻도록 함으로써 권리가 원활하게 실현되기를 원하는 당사자의 요구를 국가의 독점적·배타적 강제집행권 행사와 조화시켜 그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서 정하는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이라고 함은 재판권을 가지는 외국의 사법기관이 그 권한에 기하여 사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대립적 당사자에 대한 상호 간의 심문이 보장된 절차에서 종국적으로 한 재판으로서 구체적 급부의 이행 등 강제적 실현에 적합한 내용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3] 미국법원은 손해배상(Damages)이 채권자에게 적절한 구제수단이 될 수 없는 경우에 형평법(equity)에 따라 법원의 재량에 의하여 계약에서 정한 의무 자체의 이행을 명하는 특정이행 명령(decree of specific performance)을 할 수 있는데, 특정이행 명령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되는 계약상 의무가 충분히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캘리포니아주 민법 제3390조 제5호 참조). 이러한 특정이행 명령의 법적 성격과 우리나라의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에 규정된 외국판결의 승인과 집행에 관한 입법 취지를 함께 살펴보면,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이하 ‘확정재판 등’이라고 한다) 등에 표시된 특정이행 명령의 형식 및 기재 방식이 우리나라 판결의 주문 형식이나 기재 방식과 상이하다 하더라도, 집행국인 우리나라 법원으로서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에 의한 집행과 같거나 비슷한 정도의 법적구제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특정이행 명령의 대상이 되는 계약상 의무가 충분히 특정되지 못하여 판결국인 미국에서도 곧바로 강제적으로 실현하기가 어렵다면,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강제집행을 허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4] 외국법원에서 특정한 의무의 이행에 대한 명령과 함께 소송에 소요된 변호사보수 및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있는 경우, 변호사보수 및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대한 집행판결이 허용되는지는 특정한 의무의 이행에 대한 명령과는 별도로 그 부분 자체로서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이 정한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 [2]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 [3]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 국제사법 제25조 제1항 [4]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74213 판결(공2004하, 1937)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07747 판결(공2016상, 348)
[2]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68910 판결(공2010상, 980)

【전 문】

【원고, 상고인】링프리 유에스에이 코퍼레이션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태길)

【피고, 피상고인】주식회사 링프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산 담당변호사 임동진 외 4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2. 1. 27. 선고 2011나272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변호사보수 및 비용(attorneys’ fees and costs)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보충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외국재판의 성립 경위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주식회사 링프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전화 또는 휴대폰 통신대기시간 중에 음성, 문자 및 이미지 호출음(ringback tone)을 생성하기 위한 방법 및 장치와 관련한 특허권을 보유한 회사이다. 피고 회사는 2002. 12. 7. 원고 링프리 유에스에이 코퍼레이션(이하 ‘원고 링프리 유에스에이’라고 한다)과 미국, 캐나다에서 피고 회사가 보유한 특허권을 사용, 임대, 전대 등을 할 수 있는 배타적이고 이전 가능한 권리를 원고 링프리 유에스에이에 부여하는 내용으로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이하 ‘이 사건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 회사,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2, 원고 링프리 유에스에이, 원고 링프리 유에스에이의 대표이사인 소외 1은 2002. 12. 9. 이 사건 합의각서를 작성하였다. 위 합의각서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44.5%, 원고 링프리 유에스에이가 40%, 소외 2가 11%, 소외 1이 4.5%의 지분을 갖는 합작투자회사 원고 링프리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이하 ‘원고 링프리 인터내셔널’이라고 한다)을 설립하고, 피고 회사가 원고 링프리 인터내셔널에 자신이 소유 또는 지배하는 통신대기시간 중 음성, 문자 및 이미지 호출음을 생성하기 위한 방법 및 장치와 관련한 모든 외국 및 국내의 특허출원, 특허권을 이전, 양도 및 인도하며, 여기에는 위 방법 또는 장치에 관련된 특허권 또는 특허출원, 이러한 방법 또는 장치에 관련된 분할출원 또는 계속출원(전부 또는 일부), 이러한 특허출원에 발급되는 특허권 및 그 연장, 재발급, 재심사 또는 이의 기간연장, 미국과 캐나다의 특허권 및 특허출원과 대한민국의 특허출원 및 특허등록을 포함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 사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소송에서 승소한 당사자는 변호사보수 및 비용을 포함한 합리적 비용과 경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약정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 회사가 원고 링프리 인터내셔널에 합의한 내용대로 이행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들 등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이 모두 무효라는 취지의 통지를 하자,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 서부지원(United States District Court Central District of California Western Division, 이하 ‘이 사건 미국법원’이라고 한다)에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에 정한 의무를 불이행하였음을 이유로 계약에 따른 특정이행(specific performance)과 변호사보수 및 비용(attorneys’ fees and costs)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라. 이 사건 미국법원은 2008. 8. 19.부터 8. 22.까지, 8. 26.부터 8. 28.까지 배심재판을 하였고, 배심원단은 2008. 8. 28.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각서 및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는 평결(verdict)을 하였다.

마. 이 사건 미국법원은 2008. 10. 21. 원고들의 특정이행 명령에 대한 신청(motion to enter a decree of specific performance)을 받아들이고, 2009. 1. 12. 원고들의 변호사보수 및 비용에 대한 신청(motion for attorneys’ fees and costs)을 받아들였다.

바. 이 사건 미국법원은 2009. 1. 15. ‘원고들은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의 특정이행 명령을 받을 권리가 있다(Plaintiffs are entitled to a decree of specific performance of the parties’ Memorandum of Agreement and Exclusive License Agreement against defendants Ringfree Company, Limited and 피고 2).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변호사보수 및 비용 미화 940,378.32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판결(이하 ‘이 사건 대상판결’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대상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외국재판의 승인요건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는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의 승인요건으로 ‘상호보증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그 외국법원이 속하는 국가에 있어 확정재판 등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외국 사이에 동종 판결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외국에서 정한 요건이 우리나라에서 정한 그것보다 전체로서 과중하지 아니하며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면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하는 상호보증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호보증은 외국의 법령, 판례 및 관례 등에 의하여 승인요건을 비교하여 인정되면 충분하고 반드시 당사국과 조약이 체결되어 있을 필요는 없으며, 해당 외국에서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같은 종류의 판결을 승인한 사례가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74213 판결,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0774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이 사건 대상판결 중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에 따른 특정이행 명령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특정이행 명령 부분’이라고 한다)은 일정액의 금전지급을 명하거나 이를 기각한 판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사소송법 제3장 제1713조 내지 제1724조에서 채택한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Uniform Foreign-Country Money Judgments Recognition Act, 이하 ‘통일승인법’이라고 한다)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통일승인법에서 외국의 비금전판결 중 이혼이나 부양 등의 가사관계 판결에 한하여 예양(comity, 예양)의 일반원칙에 의하여 외국판결의 승인이 금지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여기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 사건 특정이행 명령 부분에 관하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우리나라 사이에 상호보증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통일승인법은 외국판결 중 일정한 금전지급을 명하거나 이를 기각한 판결을 그 적용대상으로 하면서도, 제1723조(유보조항)에서 ‘외국의 비금전판결에 관하여 예양 등의 원칙에 따라 승인하는 것을 제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보통법(common law)에 기초한 예양의 일반원칙에 근거하여, ① 외국법원이 해당 사건에 관하여 인적·물적 관할권을 가지고 있고, ② 피고가 해당 외국법원의 소송절차에서 적정한 송달과 적법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을 받았으며, ③ 재판결과가 기망에 의하여 부정하게 취득되지 않았고, ④ 미국 또는 캘리포니아주의 공공질서에 어긋나지 않는 경우에는 외국 비금전판결의 승인·집행을 허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외국판결 승인요건은 우리나라의 민사소송법이 정한 것보다 전체로서 과중하지 아니하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 할 것이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서 우리나라의 동종판결을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특정이행 명령 부분에 관하여 상호보증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외국판결의 승인요건 중 상호보증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특정이행 명령 부분의 집행권원 적격성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은 “외국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이하 ‘확정재판 등’이라고 한다)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집행판결로 그 강제집행을 허가하여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정하여진 집행판결제도는, 재판권이 있는 외국의 법원에서 행하여진 판결에서 확인된 당사자의 권리를 우리나라에서 강제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에 다시 소를 제기하는 등 이중의 절차를 강요할 필요 없이 그 외국의 판결을 기초로 하되 단지 우리나라에서 그 판결의 강제실현이 허용되는지 여부만을 심사하여 이를 승인하는 집행판결을 얻도록 함으로써 권리가 원활하게 실현되기를 원하는 당사자의 요구를 국가의 독점적·배타적 강제집행권 행사와 조화시켜 그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서 정하는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이라고 함은 재판권을 가지는 외국의 사법기관이 그 권한에 기하여 사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대립적 당사자에 대한 상호 간의 심문이 보장된 절차에서 종국적으로 한 재판으로서 구체적 급부의 이행 등 그 강제적 실현에 적합한 내용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68910 판결 참조).

한편 미국법원은 손해배상(Damages)이 채권자에게 적절한 구제수단이 될 수 없는 경우에 형평법(equity)에 따라 법원의 재량에 의하여 계약에서 정한 의무 자체의 이행을 명하는 특정이행 명령(decree of specific performance)을 할 수 있는데, 특정이행 명령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되는 계약상 의무가 충분히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캘리포니아주 민법 제3390조 제5호 참조). 이러한 특정이행 명령의 법적 성격과 우리나라의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에 규정된 외국판결의 승인과 집행에 관한 입법 취지를 함께 살펴보면,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에 표시된 특정이행 명령의 형식 및 기재 방식이 우리나라 판결의 주문 형식이나 기재 방식과 상이하다 하더라도, 집행국인 우리나라 법원으로서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에 의한 집행과 같거나 비슷한 정도의 법적구제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특정이행 명령의 대상이 되는 계약상 의무가 충분히 특정되지 못하여 판결국인 미국에서도 곧바로 강제적으로 실현하기가 어렵다면,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그 강제집행을 허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특정이행 명령 부분은 ‘원고들은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의 특정이행 명령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위 합의각서 등에서 당사자 사이에 양도하기로 합의한 내용은 ‘외국 및 국내의 특허출원, 특허권 등’을 총 망라하는 것으로서 매우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이와 같이 특정이행의 대상이 충분히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다면 이 사건 특정이행 명령의 판결국인 미국에서도 곧바로 강제적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그 강제집행을 허가할 수 없다.

다. 원심이, 이 사건 특정이행 명령 부분이 우리나라 민사집행법에 따라 강제집행으로 실현될 급부의 종류·내용·범위 등이 직접·구체적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집행권원으로서의 적격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부분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결론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므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외국법원에서 특정한 의무의 이행에 대한 명령과 함께 그 소송에 소요된 변호사보수 및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있는 경우, 변호사보수 및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대한 집행판결이 허용되는지 여부는 특정한 의무의 이행에 대한 명령과는 별도로 그 부분 자체로서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이 정한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법 제1717조 (a)항은 ‘계약의 강제적 실현을 위해 발생한 변호사보수와 비용을 일방 당사자 또는 승소한 당사자에게 지급하도록 계약에서 정하였다면, 그 계약에 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당사자는 비용과 함께 적절한 변호사보수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사소송법 제1021조는 ‘법률(statute)에서 특별히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호사보수의 보상방식과 기준은 당사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 및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법과 민사소송법 규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상판결 중 변호사보수 및 비용에 관한 부분은 특정이행을 구하는 부분과 별개의 소송물로서 특정이행 명령을 구하는 재판에 종속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이행 명령 부분과는 별도로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이 정한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살펴 위 부분에 대한 집행판결이 허용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소송비용의 재판을 본안의 재판에 종속하는 재판으로 보고, 외국법원의 판결에서 확인된 급부의무를 우리나라에서 강제실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외국판결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의 상환의무만을 우리나라에서 강제실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에 관하여도 집행판결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송물과 외국판결의 집행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원심판결 중 변호사보수 및 비용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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