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사기·업무상횡령·권리행사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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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사기·업무상횡령·권리행사방해][공2017하,1433]

【판시사항】

자기의 소유가 아닌 물건이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물건의 소유자에게 고의가 없는 등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물건의 소유자에게 고의가 없는 등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

【참조조문】

형법 제30조, 제33조, 제323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공2003하, 1487)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604 판결(공2005하, 2002)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064 판결(공2010상, 694)

【전 문】

【피 고 인】피고인

【상 고 인】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변호사 서용진

【원심판결】대전지법 2017. 3. 16. 선고 2016노235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에서의 ‘고의’, ‘재산상 이익’과 업무상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원심판결에 양형심리와 양형판단에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

(1)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604 판결 등 참조).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물건의 소유자에게 고의가 없는 등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

(2) 원심판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의 공소사실에서 문제 된 에쿠스 승용차는 피고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공소외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다.

(나) 공소외인은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의 공동정범으로 공소 제기되었다가 제1심에서 2015. 12. 14. 분리 선고되면서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 항소심(대전지방법원 2016노42)에서 이 사건 권리행사방해 범행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동의 없이 임의로 저지른 것이고, 공소외인이 피고인과 공모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고 이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3) 원심은,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위 에쿠스 승용차의 소유자인 공소외인이 무죄인 이상, 피고인 단독으로는 더 이상 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위 에쿠스 승용차의 소유자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4)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심리미진, 공소장변경 등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1)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여야 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우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따른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1601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도10701 판결 등 참조).

(2) 검사는 피고인이 사실혼 배우자의 명의를 빌려 자동차를 매수하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고 자동차에 저당권을 설정하였음에도 저당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등 자동차의 소재를 찾을 수 없도록 하여 담보가치를 상실케 하였으므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에서 정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권리행사방해죄와 배임죄는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달라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고,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공소 제기된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서만 심리·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공소장 변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권순일 김재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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