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부칙 제2조 제1항 위헌소원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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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2017년 10월 26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①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형법 제7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② 위 형법 제70조 제2항을 시행일 이후 최초로 공소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한 형법 부칙 제2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합헌, 위헌]

 

□ 사건개요
2015헌바239 사건
○ 청구인은 ‘2012. 7. 25. 및 2013. 1. 25.경 허위의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4. 6. 26. 공소제기되어 ‘청구인을 징역 1년 6월 및 벌금 20억 원에 처하고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40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 청구인은 위 재판 계속 중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500일 이상의 노역장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한 형법 제70조 제2항을 위 조항의 시행일인 2014. 5. 14. 이후 최초로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한 형법 부칙 제2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016헌바177 사건
○ 청구인은 ‘2006. 10. 25., 2007. 1. 25., 2007. 4. 25. 허위의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등을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등 조세를 포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5. 6. 11. 공소제기되어 ‘청구인을 징역 2년 및 벌금 120억 원에 처하고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20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 청구인은 위 재판 계속 중 ① 5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1,000일 이상의 노역장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한 형법 제70조 제2항과 ② 위 조항을 시행일 이후 최초로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한 형법 부칙 제2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이하 ‘노역장유치조항’이라 한다), ②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 제1항(이하 ‘부칙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적용례 및 경과조치) ① 제70조 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 결정주문
1.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2.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이유의 요지
노역장유치조항의 위헌 여부(소극)
○ 노역장유치조항은 노역장유치가 고액 벌금의 납입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 벌금에 비해 노역장유치기간이 지나치게 짧게 정해지면 경제적 자력이 충분함에도 고액의 벌금 납입을 회피할 목적으로 복역하는 자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고액의 벌금 납입을 심리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역장유치기간을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액 벌금에 대한 유치기간의 하한을 법률로 정해두면 1일 환형유치금액 간에 발생하는 불균형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역장유치조항은 주로 특별형법상 ‘범죄이익의 일정 배수 이상’을 벌금의 하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제범죄나 식품·보건·환경범죄 등에 적용되는데, 이러한 범죄들은 대체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불법성이 중하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범죄수익의 박탈과 함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하지 않으면 그 범죄 발생을 막기 어렵다.
노역장유치조항은 벌금 액수에 따라 단계별로 유치기간의 하한이 증가하도록 하고 있어 범죄의 경중이나 죄질에 따른 형평성을 도모하고 있고, 노역장유치기간의 상한이 3년인 점과 선고되는 벌금 액수를 고려하면 그 하한이 지나치게 장기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노역장유치조항은 선고되는 벌금액에 따라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법관은 그 범위 내에서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고려하여 1일 환형유치금액과 노역장유치기간을 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노역장유치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 노역장유치는 벌금 납입시에는 집행될 여지가 없고 노역장유치로 벌금형이 대체된다는 점에서 그로 인한 불이익이 노역장유치제도의 공정성과 형평성 제고라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법익 균형성을 충족한다.
○ 그러므로 노역장유치조항은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부칙조항의 위헌 여부(적극)
○ 형벌불소급원칙에서 의미하는 ‘처벌’은 단지 형법에 규정되어 있는 형식적 의미의 형벌 유형에 국한되지 않으며, 범죄행위에 따른 제재의 내용이나 실제적 효과가 형벌적 성격이 강하여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이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 예측 가능성 및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벌불소급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 노역장유치는 벌금형에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환형처분으로서, 그 실질은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여 징역형과 유사한 형벌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형벌불소급원칙의 적용대상이 된다. 따라서 법률 개정으로 동일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에게 노역장유치기간이 장기화되는 등 불이익이 가중된 때에는, 범죄행위시의 법률에 따라 유치기간을 정하여 선고하여야 한다.
○ 노역장유치조항은 1억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는 자에 대하여 유치기간의 하한을 중하게 변경시킨 것이므로, 이 조항 시행 전에 행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범죄행위 당시에 존재하였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부칙조항은 노역장유치조항의 시행 전에 행해진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공소제기의 시기가 노역장유치조항의 시행 이후이면 이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는 범죄행위 당시 보다 불이익한 법률을 소급 적용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반된다.

부칙조항에 대한 별개의견(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
○ 노역장유치란 벌금납입의 대체수단이자 납입강제기능을 갖는 벌금형의 집행방법이며, 벌금형에 대한 환형처분이라는 점에서 형벌과는 구별된다. 따라서 개정 형법이 금액별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하면서 적용 대상을 법 시행 후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법 시행 후 공소가 제기되는 사건부터로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벌금형을 대체하는 집행방법을 강화한 것에 불과하며 여기에 형벌불소급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부칙조항은 이미 종료된 범죄행위에 대하여도 사후에 개정된 법률조항을 적용할 수 있게 하였다는 점에서 소급입법에 해당하는바, 이러한 진정소급입법은 공익적 필요가 심히 중대한 반면 개인의 신뢰 보호의 필요는 정당화될 수 없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 노역장유치는 형벌 그 자체는 아니나, 실질이 자유형과 다름없기 때문에 동일한 벌금액수에 대해 이전보다 노역장유치기간이 늘어날 경우 중대한 기본권 침해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벌금 미납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는지, 유치기간의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종전 법질서에 대한 신뢰는 보호의 필요성이 크다. 청구인들의 경우 범죄행위 당시에는 벌금 액수와 상관없이 노역장유치조항에서 정한 기간보다 짧은 기간 동안 노역장유치를 선고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구축되어 있었고, 법원의 실무관행도 그러하였다. 그런데 부칙조항은 구법질서를 신뢰하여 법적 지위를 형성한 청구인들에게 노역장유치기간이 종전보다 불리하게 개정된 노역장유치조항을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신뢰이익을 침해하고 있다.
○ 반면, 노역장유치조항을 소급적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다. 강화된 제재에 대한 경고 기능이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한 행위에 대해 사후입법으로 무겁게 책임을 묻는 것은, 기존 법질서에 대한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위해 소급입법을 금지하는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법질서 전체에 대한 불신만 키울 위험이 있다.
○ 따라서 부칙조항은 헌법상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노역장유치조항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안창호)
○ 노역장유치조항은 주로 고액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규정한 특별형법상 범죄에 대하여 적용된다. 그런데 고액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는, 범죄행위로 얻은 금전적 이익에 대하여 몰수·추징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범죄자에게 이중으로 경제적 고통을 안겨줄 수 있고,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공범에 대하여는 과중한 형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고액 벌금형의 병과 규정과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할 경우 실질적으로 과중한 자유형이 선고된 것과 같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일수록 이러한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고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제적 약자로 하여금 선고받은 징역형 이외에 추가로 상당기간 교도소에 복역하게 함으로써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 노역장유치조항에 의하면 징역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에도 벌금 액수에 따라 일정 기간 이상의 노역장유치를 선고하여야 한다. 그러나 여러 양형 사유를 이유로 징역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병과되는 벌금을 미납하였다고 하여 상당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단기의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라도 징역형이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인데, 벌금형에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환형처분인 노역장유치기간이 징역형보다 장기화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벌금형의 집행유예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가능한 것과 달리, 집행유예보다 형이 가벼운 경우에 하는 선고유예는 벌금 액수의 제한 없이 모든 벌금형에 대하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벌체계상 정당하지 아니하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 그렇다면 비록 노역장유치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고액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규정과 결합하여 위와 같은 다양한 비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로이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규정은 신중하게 입법하여야 하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규정한 기존의 특별형법 조항에 대하여도 입법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결정의 의의
○ 이 사건 결정은 소위 ‘황제노역’과 관련하여 노역장유치조항의 하한을 정한 형법 조항이 노역장유치제도의 공정성과 형평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합헌임을 확인하였다.
○ 또한 이 사건 결정은, 형식적 의미의 형벌이 아니더라도 범죄행위에 따른 제재의 내용이나 실제적 효과가 형벌적 성격이 강하여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이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 예측 가능성 및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벌불소급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나아가 범죄행위에 따른 제재의 내용이나 실제적 효과가 가중되거나 부수효과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경우에도 행위시법을 적용함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함으로써, 불이익하게 개정된 사후 입법의 소급적용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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