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3. 9. 선고 2013도16162 판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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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3. 9. 선고 2013도16162 판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체포][공2017상,713]

【판시사항】

[1] 법원이 재정신청서를 송부받은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 안에 피의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한 채 공소제기결정을 한 경우,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변호인이 되려는 의사를 표시한 자가 객관적으로 변호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 행사의 한계 및 접견교통권이 한계를 일탈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4]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집행하는 사법경찰관이 체포 당시 상황을 고려하여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지 않은 채 판단하면 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알 수 있었는데도, 자신의 재량 범위를 벗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와 같은 결과를 용인한 채 사람을 체포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 직권남용체포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법원이 재정신청서를 송부받았음에도 송부받은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 안에 피의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공소제기결정을 하였더라도,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

[2] 형사소송법 제34조는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할 수 있으며 의사로 하여금 진료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변호인이 되려는 의사를 표시한 자가 객관적으로 변호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데도, 형사소송법 제34조에서 정한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가 아니라고 보아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3]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은 신체구속제도 본래의 목적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므로,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가 구체적인 시간적·장소적 상황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접견하려고 하는 것은 정당한 접견교통권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접견교통권이 그와 같은 한계를 일탈한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의 헌법상 기본적 권리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4]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으나, 체포 당시 상황으로 보아도 요건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 그 체포는 위법하다. 그리고 범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이를 용인하는 의사인 이른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하므로, 피고인이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집행하는 사법경찰관으로서 체포 당시 상황을 고려하여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지 않은 채 판단하면 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자신의 재량 범위를 벗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와 같은 결과를 용인한 채 사람을 체포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면, 직권남용체포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제2항 제2호 [2] 형사소송법 제34조 [3] 헌법 제12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4조 [4] 형법 제13조, 제123조, 제124조,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3조의2

【참조판례】

[1]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224 판결(공2010하, 2288)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도1741 판결
[3] 대법원 2007. 1. 31.자 2006모657 결정

【전 문】

【피 고 인】피고인

【상 고 인】피고인과 검사

【변 호 인】법무법인 오늘 담당변호사 최종갑 외 9인

【원심판결】수원지법 2013. 11. 28. 선고 2013노88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탄원서, 참고자료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함께 판단한다.

1. 공소제기의 절차가 무효라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법원이 재정신청서를 송부받았음에도 송부받은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 안에 피의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공소제기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224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도174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재정신청서를 송부받은 법원이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채 심리를 진행하여 이 사건 공소제기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제기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인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소제기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조합원 공소외 1에 대한 체포 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① 피고인이 ○○자동차 주식회사△△공장 앞에서 □□□□노동조합○○자동차지부 소속 공소외 2 등 조합원 6명을 전투경찰대원들을 동원하여 방패로 에워싸고 30분 내지 40분 동안 이동하지 못하게 하다가 연행한 것과 잠시 후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1을 10분 동안 이동하지 못하게 한 것은, 위 조합원들이 이동하지 못하게 된 경위와 모습, 동원된 전투경찰대원의 수와 태도, 그와 같은 상태가 지속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에 근거한 행정상 즉시강제가 아니라 사실상 체포에 해당하는 점, ② 당시 공소외 1이 다수의 전투경찰대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의를 제기하였을 뿐 달아나려고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면서 대항하지 않았고, 노조와 사측 또는 노조원들과 전투경찰대원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이 임박했다고 볼 정도로 급박한 대치상황도 아니었던 점, ③ 피고인이 공소외 1을 사실상 체포하면서도 그 이유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아니하다가 피해자 등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체포이유 등을 고지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공소외 1에 대한 체포행위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현행범인 체포 절차를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행정상 즉시강제 또는 체포의 요건과 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해자의 접견교통권의 인정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4조는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할 수 있으며 의사로 하여금 진료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변호인이 되려는 의사를 표시한 자가 객관적으로 변호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데도, 형사소송법 제34조에서 정한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가 아니라고 보아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원심은, ① 피해자가 ◇◇◇◇◇ ◇◇ ◇◇◇◇◇의 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직전인 2009. 6. 22. □□□□노동조합 위원장으로부터 ‘□□□□노동조합○○자동차지부 파업투쟁으로 인한 대량 연행자 발생 시 신속한 변호사 접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은 점, ② 경찰이 공소외 2 등 6명의 조합원들을 둘러싸고 이동하지 못하게 한 것은 위법하고,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바 있는데도 경찰이 위 6명의 조합원들과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1을 또다시 체포하였으며, 피해자가 이에 대하여도 계속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그때서야 비로소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선임권 등을 고지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변호사임을 밝히면서 공소외 1을 접견하도록 해 달라고 수회 요청한 점, ③ 경찰은 공소외 1에게 피해자를 변호인으로 선임하거나 접견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점, ④ 공소외 1은 법률에 문외한이고 변호사인 피해자를 직접 알지 못하였으므로, 자신에게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피의자로서의 접견교통권이 있음을 전제로 피해자에게 먼저 변호인 선임을 의뢰하거나 접견을 요청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노동조합으로부터 위 공문을 받은 변호사인 피해자가 주도적으로 접견을 요청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들어, 피해자는 공소외 1의 ‘변호인이 되려는 자’로서 형사소송법 제34조에서 정한 접견교통권을 갖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공소외 1을 접견하는 것을 제한할 수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접견교통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은 신체구속제도 본래의 목적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므로,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가 구체적인 시간적·장소적 상황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접견하려고 하는 것은 정당한 접견교통권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접견교통권이 그와 같은 한계를 일탈한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의 헌법상 기본적 권리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31.자 2006모657 결정 등 참조).

원심은, 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공소외 1에 대한 체포 절차가 위법하다며 계속하여 이의를 제기하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공소외 1을 접견하여 사건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후속 대응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② 반면에 공소외 1이 체포될 당시의 현장 상황에 비추어 보면, 노조와 사측 사이에 대치상황이 발생하거나 노조원들과 전투경찰대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우려가 없었고, 피해자가 다른 조합원들과 합세하여 공소외 1을 도주하게 하거나 범행 현장의 증거를 인멸하려고 하는 등의 사정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공소외 1에 대한 접견 요청을 체포 현장에서 수락한다고 하여 체포제도 본래의 목적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수사기관에 의한 체포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일련의 체포 과정에서 그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항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의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계속하여 접견을 요청한 것은 체포된 공소외 1의 변호인이 되려는 자로서 접견교통권을 신체구속제도 본래의 목적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한 것이고 그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의 한계 및 일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피해자에 대한 체포 행위의 적법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 경찰관이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체포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① 피해자가 변호사 신분증을 손에 든 채 수회에 걸쳐 변호사임을 밝히면서 체포된 공소외 1의 변호인이 되려는 자로서 정당하게 접견을 요청하였는데,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전투경찰대원들이 공소외 1을 둘러싼 채 연행하여 승합차에 태운 점, ② 피해자가 계속하여 공소외 1과의 접견을 요청하면서 체포된 공소외 1이 탑승한 승합차를 막아서자, 전투경찰대원들이 피해자를 둘러싸고 밀어내면서 몸싸움이 시작되었으며, 그 와중에 피해자가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도, 피고인이 접견요청을 받은 때로부터 불과 2, 3분 만에 피해자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한 점, ③ 피고인이 체포 현장에서 피해자의 접견 요청을 수락할 수 있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설령 체포 현장에서의 접견이 곤란하다고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나중에 경찰서 등 다른 장소에서 접견하게 해 주겠다고 안내하는 것을 비롯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했던 점 등의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 경찰의 체포·호송에 관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현행범인이라고 볼 수 없고, 경찰공무원인 피고인이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피해자를 체포한 행위는, 비록 외형상으로는 경찰의 직무집행 범위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은 직무집행의 법령상 요건과 필요성 및 상당성을 결여한 것이어서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2 등 조합원 6명에 대한 접견 요청을 받았을 때에는 피해자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지 않다가, 공소외 1에 대한 접견 요청을 받자 피해자가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도 피해자를 경찰의 체포·호송에 관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였고, 피해자는 공소외 1에 대한 접견 요청 과정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취지로 기소된 것이 아니라 공소외 2 등 6명에 대한 접견 요청 과정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취지로 기소되었음을 알 수 있고, 피해자가 공소외 2 등 6명에 대한 접견을 요청한 행위는 현행범인 체포 당시 그 현장에서 체포사유로 고지되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현행범인 체포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과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직권남용의 고의 유무 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으나, 체포 당시 상황으로 보아도 요건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 그 체포는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범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이를 용인하는 의사인 이른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하므로, 피고인이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집행하는 사법경찰관으로서 체포 당시 상황을 고려하여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지 않은 채 판단하면 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자신의 재량 범위를 벗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와 같은 결과를 용인한 채 사람을 체포하여 그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면, 직권남용체포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원심은, ① 피고인이 20년 이상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 근무하였고, 공소외 1을 체포할 당시에는 현장 지휘관의 임무를 맡고 있었으므로 인신구속 절차를 숙지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공소외 1에 대한 체포 절차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준수하지 못하였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변호사인 피해자가 공소외 1에 대한 체포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접견을 요청하였음을 알고 있었던 점, ③ 접견을 요청하는 변호사를 공무집행방해의 현행범인으로 체포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닌데도, 피고인이 앞서 다른 조합원들을 체포할 때와 달리 상부에 상황을 보고하고 지시를 기다리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해자를 공무집행방해의 현행범인으로 체포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공무원인 사법경찰관으로서 직권을 남용하여 피해자를 체포하고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체포행위가 직무집행의 법령상 요건과 필요성 및 상당성을 결여한 것임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체포할 당시 따랐다는 상부의 지침은 공무집행방해에 대하여 엄정히 대처하라는 원칙을 확인한 데 불과하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현장 지휘관으로서 그 책임 아래 피해자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였다는 이유로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의 고의와 기대가능성, 재심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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