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도1405 판결[사기]

[법률신문 리걸헤럴드] legalherald.co.kr 법률신문 리걸헤럴드(LegalHerald)
print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도1405 판결

[사기][공2017상,1222]

【판시사항】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 중 부작위에 의한 기망의 의미 /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행위가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특히 상해·질병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에는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가 포함되고,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우연한 사고가 발생하여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므로,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보험사고를 임의로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같이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특히 상해·질병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였는지는 보험계약 체결 전 기왕에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기존 질병의 종류와 증상 및 정도, 상해나 질병으로 치료받은 전력 및 시기와 횟수,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사고 발생 시까지의 기간과 더불어 이미 가입되어 있는 보험의 유무 및 종류와 내역, 보험계약 체결의 동기 내지 경과 등을 두루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상법 제651조, 제737조, 제739조의2

【참조판례】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공1999상, 179)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

【전 문】

【피 고 인】피고인

【상 고 인】피고인

【변 호 인】변호사 박영주

【원심판결】인천지법 2017. 1. 12. 선고 2015노434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에는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가 포함되고,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 등 참조).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우연한 사고가 발생하여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므로,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보험사고를 임의로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같이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 참조). 특히 상해·질병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였는지 여부는 보험계약 체결 전 기왕에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기존 질병의 종류와 증상 및 정도, 상해나 질병으로 치료받은 전력 및 시기와 횟수,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사고 발생 시까지의 기간과 더불어 이미 가입되어 있는 보험의 유무 및 종류와 내역, 보험계약 체결의 동기 내지 경과 등을 두루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4. 1. 10.경 입원일수 등 담보사항(입원 1일당 4만 원)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가입 청약서의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란에 ‘최근 약물 복용이나 진찰, 검사 등의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2) 그 후 피고인은, 2014. 8. 17.경 집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져 ‘요천추, 발목, 손목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고, 2014. 11. 17.경 후진차량을 봐주다가 언덕에서 돌부리에 걸려 뒤로 넘어져 ‘요추 및 골반,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으며, 2014. 12. 26.경 산에서 넘어져 ‘요추, 발목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고, 2015. 2. 16.경 마을버스를 타고 졸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경추,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는 등 총 4건의 보험사고를 당하여 총 95일간의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피해회사로부터 2014. 10. 6.경부터 2015. 3. 23.경까지 4회에 걸쳐 합계 3,808,610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였다.

3) 그런데 피고인은 2013. 12. 3.경 교통사고를 당해 그 무렵 병원에서 MRI 검사와 입원치료를 받았고, 2013. 12. 27.경부터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인 2014. 1. 13.경까지 ‘경추, 요천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진단을 받아 6회에 걸쳐 ○○○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일인 2014. 1. 10.경부터 2014. 1. 15.경까지 ‘요추, 목뼈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진단을 받아 6회에 걸쳐 △△△△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총 4건의 보험사고와 관련하여 주로 ‘요추, 경추, 사지’ 부분의 상해를 이유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피고인은 위 2013. 12. 3.의 교통사고로 인한 치료를 제외하고도 2011년 말경부터 위 교통사고 전까지 약 2년간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요추 및 기타 추간판장애’, ‘요천추의 염좌 및 긴장’, ‘경추통’, ‘손의 기타 및 상세불명 부분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질환으로 약 40회 이상 치료를 받았고,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부터 2014. 8. 17.경 첫 번째 보험사고 발생 전까지 약 7개월간 ‘사지의 통증, 발목 및 발’, ‘요통, 요천부’, ‘발목의 기타 부분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질환으로 약 20회 이상의 치료를 받았다.

5) 피고인에게 발생한 4건의 보험사고는 길에서 넘어지거나 차량을 타고 가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한 것으로, 기왕증이 없는 일반인이라면 단기간의 입원이나 간단한 통원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정도로 보이는데도, 피고인은 총 95일(34일, 30일, 15일, 16일)간의 장기적인 입원치료를 받았다.

6) 피고인은 이미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입·통원치료를 받던 중에 피고인 스스로 피해회사에 전화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을 요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보험설계사 공소외인에게 여러 담보사항 중 입원일수와 관련한 보험금을 강조하여 확인하였다. 피고인은 종전에 상해 통원치료 실비보험을 비롯한 4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으면서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를 작성할 당시 위 공소외인이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란의 내용을 모두 읽어주었지만 병원에 다닌 적이나 과거 병력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 등을 토대로, 피고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발생한 교통사고 등으로 생긴 ‘요추, 경추, 사지’ 부분의 질환과 관련하여 입·통원치료를 받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러한 기왕증으로 인해 향후 추가 입원치료를 받거나 유사한 상해나 질병으로 보통의 경우보다 입원치료를 더 받게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과거 병력과 치료이력을 모두 묵비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해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사기죄에서의 고지의무 위반과 기망행위, 보험사고의 우연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