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운동 사건[대법원 2021. 4. 29. 선고 중요판결]

농협중앙회장 선거운동 사건[대법원 2021. 4. 29. 선고 중요판결]

 

2019도14338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위반 (바) 파기환송
 
[농협중앙회장 선거운동 사건]
 
◇1. 구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2017. 12. 26. 법률 제15327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 ‘선거운동’의 의미 및 위탁선거인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 2. 후보자가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을 보조하여 선거운동에 관한 사실행위를 하게 한 경우 그 행위가 ‘후보자 아닌 자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1. 구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2017. 12. 26. 법률 제15327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위탁선거법’이라고 한다) 제23조는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선거운동’이란 위탁선거법 제3조에서 규정한 위탁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ㆍ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단순히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의 태양, 즉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ㆍ장소ㆍ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를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6314 판결, 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선거운동’의 의미에 관하여 구 위탁선거법 제23조와 동일하게 규정하면서도 제2항에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선거운동의 자유를 원칙으로 하면서 선거의 공정을 확보하기 위해 법률에 따라 선거운동이 금지 또는 제한될 수 있음을 선언한 뒤, 공직선거법 제58조의2 이하에서 허용되는 선거운동의 시기ㆍ장소ㆍ방법과 금지되는 행위에 대해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구 위탁선거법 제24조 제1항은 ‘후보자가 제25조부터 제30조의2까지의 규정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어떠한 방법으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제2항은 ‘선거운동은 후보자등록마감일의 다음 날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정하여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선거운동의 주체ㆍ방법ㆍ시기를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면서 그 외의 선거운동을 일체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단체 등의 임원 등의 선출을 위한 위탁선거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여 위탁선거의 과열과 혼탁을 방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위탁선거 중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회원조합의 조합장 중에서 선출된 300명 이내의 대의원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에서 간선제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선거인들이 300명 이내로 소수이고,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며, 그 선거운동방법은 전화를 통하든 대면방식이든 후보자와 선거인의 직접적인 접촉이 주를 이루게 되고, 이에 따라 후보자의 행위가 선거의 당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특징이 있다. 뿐만 아니라 회원조합에 대한 지도ㆍ감사 권한 등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당선인은 선거인인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인의 입장에서 누가 중앙회장으로 당선되는지가 몹시 중요하고,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특성으로 인하여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자칫 과열ㆍ혼탁으로 빠질 위험이 높아 선거의 공정성 담보가 보다 높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19. 7. 25. 선고 2018헌바85 결정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각 신문기고 및 발송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구 위탁선거법이 선거운동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그 외의 선거운동을 일체 금지하고 있는 취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갖는 고유한 특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구 위탁선거법 제24조 제1항은 ‘후보자가 제25조부터 제30조의2까지의 규정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어떠한 방법으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66조 제1호는 ‘제24조를 위반하여 후보자가 아닌 자가 선거운동을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위탁선거법이 후보자 아닌 자의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공공단체 등의 임원 등의 선출을 위한 위탁선거에서 선거운동의 과열과 혼탁선거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을 담보하기 위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탁선거에서 선거운동에 관한 개개의 모든 행위를 후보자 자신이 직접 실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후보자가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을 보조하여 사실행위를 하게 하는 정도에 불과하는 등 제3자의 행위가 후보자 자신이 직접 실행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후보자의 선거운동으로 보아 허용된다고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구 위탁선거법 제24조 제1항이 금지하는 ‘후보자 아닌 자의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피고인 갑이 피고인 을, 병과 공모하여 신문에 공소외 1이 대신 작성한 기고문을 피고인 갑의 이름으로 게재되게 하고, 피고인 을이 위 기고문이 게재된 신문 300부를 구입하여 피고인의 갑 명의의 기고문이 맨 앞면에 보이도록 접은 다음 선거인인 전국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한 사안에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신문기고 및 발송 행위는 위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해당하고, 이는 피고인 을, 병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인 갑이 직접 실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 ‘법률 규정에 따른 선거운동방법 외의 선거운동’을 한 경우와 구 위탁선거법 제24조 제1항이 금지하는 ‘후보자 아닌 자’의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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