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다228486 손해배상(기) (가) 상고기각
[성년인 정신질환자가 일으킨 화재사고의 피해자들이 그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있는 부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성년인 정신질환자를 보호 중인 가족에게 그 정신질환자가 제3자에게 가한 피해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구 정신보건법(2016. 5. 29. 법률 제14224호로「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호는 ‘정신질환자’란 ’정신병(기질적 정신병을 포함한다)ㆍ인격장애ㆍ알코올 및 약물중독 기타 비정신병적정신장애를 가진 자‘라고 정의하고 있고, 제21조 제1항 본문은 ‘정신질환자의 민법상의 부양의무자 또는 후견인(이하 ‘부양의무자 등’이라 한다)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가 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제22조 제2항은 ’보호의무자는 보호하고 있는 정신질환자가 자신 또는 타인을 해치지 아니하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부양의무자 등에게 피보호자인 정신질환자에 대한 감독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정신질환자가 심신상실 중에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여 배상의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라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정신질환자가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감독의무자의 감독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민법 제750조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위와 같은 법규정의 문언과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부양의무자 등은 피보호자인 정신질환자에 대한 법률상 감독의무를 부담하므로 그 의무 위반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경우에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이러한 감독의무는 정신질환자의 행동을 전적으로 통제하고 그 행동으로 인한 모든 결과를 방지해야 하는 일반적인 의무가 아니라 구 정신보건법 등 관련 법령의 취지, 신의성실의 원칙, 형평의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의 의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부양의무자 등이 피보호자인 정신질환자에 관한 감독의무를 위반하였는지는 정신질환자의 생활이나 심신의 상태 등과 함께 친족 관계와 동거 여부, 일상적인 접촉 정도, 정신질환자의 재산관리 관여 상황 등 정신질환자와의 관계, 정신질환자가 과거에도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 여부와 그 내용, 정신질환자의 상태에 대응하는 보호와 치료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보호자인 정신질환자가 타인을 위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위험을 인지하였는데도 대비를 하지 않은 경우와 같이 부양의무자 등에게 정신질환자의 행위에 관해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한 객관적 상황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보호중인 정신질환자가 오전에 이미 한차례 아파트 내에서 불을 질렀던 사정이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저녁에 재차 불을 질러 결국 이웃집에 화재피해를 발생시킨 사안에서, 피보호자가 타인을 위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위험을 피고가 인지하였는데도 대비를 하지 않아 그의 행위에 관해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한 객관적 상황이 인정된다고 본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