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증차 관련 유가보조금 환수처분에 관한 사건[대법원 2021. 7. 29. 선고 중요판결]

2018두55968 유가보조금 환수처분 취소 (아) 파기환송(일부)
 
[불법증차 관련 유가보조금 환수처분에 관한 사건]
 
◇1. 불법증차된 화물자동차를 양수한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에 대하여 유가보조금 환수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위와 같은 유가보조금 환수처분이 가능할 경우 양수인의 책임범위◇
 
가. 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2017. 3. 21. 법률 제147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고 한다) 제43조 제2항은 운송사업자, 운송가맹사업자 및 제40조 제1항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위탁받은 자(이하 통틀어 ‘운송사업자등’이라고 한다)에게 유류에 부과되는 각 호에서 정한 세액 등의 인상액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44조 제3항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제43조 제2항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받은 ‘운송사업자등’에게는 보조금의 반환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이란 운송사업자등이 유가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까지를 요하는 것은 아니고, 화물자동차법령과 그 하위 규정들에 따르면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은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건전하게 육성하여 화물의 원활한 운송을 도모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화물자동차법의 입법목적, 유가보조금은 유가인상에 따른 운수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예산의 범위 내에서 운수사업자들에 대하여 유류사용량에 따라 안분하여 지급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유가보조금의 지급대상은 화물자동차법령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위하여 적법하게 허가받아 등록된 차량이어야 한다.
따라서 증차가 허용되는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허가받은 차량을 변경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폐차수리통보서 등의 위ㆍ변조에 기한 허위 대폐차의 방법으로 증차가 허용되지 않는 일반형 화물자동차나 공급이 제한되는 다른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변경한 이른바 ‘불법증차 차량’은 화물자동차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허가받아 등록된 차량이라고 할 수 없어 유가보조금의 지급대상이 될 수 없다. 불법증차된 차량에 관하여 운송사업자등이 유가보조금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 이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에 해당하여 화물자동차법 제44조 제3항에 따른 반환명령 대상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두6087 판결, 2021. 7. 21.선고 2018두49789 판결 등 참조).
 
다. 한편 화물자동차법 제16조 제4항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양수하고 신고를 마치면 양수인이 양도인의 ‘운송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위 승계 규정은 양도인이 해당 사업과 관련하여 관계법령상 의무를 위반하여 제재사유가 발생한 후 사업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제재처분을 면탈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도 그 입법목적이 있다.
화물자동차법에서 ‘운송사업자’란 화물자동차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자를 말하므로(제3조 제3항), ‘운송사업자로서의 지위’란 운송사업 허가에 기인한 공법상 권리와 의무를 의미하고, 그 ‘지위의 승계’란 양도인의 공법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고 이에 따라 양도인의 의무위반행위에 따른 위법상태의 승계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불법증차를 실행한 운송사업자로부터 운송사업을 양수하고 화물자동차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여 화물자동차법 제16조 제4항에 따라 운송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 경우에는 설령 양수인이 영업양도ㆍ양수 대상에 불법증차 차량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 할지라도, 양수인은 불법증차 차량이라는 물적 자산과 그에 대한 운송사업자로서의 책임까지 포괄적으로 승계한다(헌법재판소 2019. 9. 26. 선고 2017헌바397 등 결정 참조).
따라서 관할 행정청은 양수인의 선의ㆍ악의를 불문하고 양수인에 대하여 불법증차 차량에 관하여 지급된 유가보조금의 반환을 명할 수 있다. 다만 그에 따른 양수인의 책임범위는 지위승계 후 발생한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액에 한정되고, 지위승계 전에 발생한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액에 대해서까지 양수인을 상대로 반환명령을 할 수는 없다. 유가보조금 반환명령은 ‘운송사업자등’이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에도 유가보조금을 청구하여 부정수급하는 행위를 처분사유로 하는 ‘대인적 처분’으로서, ‘운송사업자’가 불법증차 차량이라는 물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이유로 한 운송사업 허가취소 등의 ‘대물적 제재처분’과는 구별되고, 양수인은 영업양도․양수 전에 벌어진 양도인의 불법증차 차량의 제공 및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이라는 결과 발생에 어떠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원고들은 불법증차된 이 사건 각 차량에 관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양도 또는 양수한 회사들임. 피고는 원고들이 유가보조금을 부정수급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3(원고 2에게 불법증차 차량 양도)과 원고 4(원고 1에게 불법증차 차량 양도)에게는 차량 양도 전의 기간에 대한 유가보조금의 환수처분을 하고, 원고 1과 원고 2에게는 차량 양수 후의 기간에 대한 유가보조금의 환수처분을 하였음
 
☞ 원심은 이 사건 각 차량에 관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최종 양수인들에게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액 전액의 반환명령을 하여야 함을 전제로, 원고 1, 2에 대한 환수처분은 적법하지만 원고 3, 4에 대한 환수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대해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해 피고가 원고들에게 한 각 유가보조금 환수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원심판결 중 원고 3, 4에 대한 부분은 파기하고, 원고 1, 2에 대한 부분은 결론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그대로 유지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