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속보.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사용자인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원청업체 사업장에서 집회·시위를 하고, 대체 투입된 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건[대법원 2020. 9. 3. 선고 중요판결]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사용자인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원청업체 사업장에서 집회·시위를 하고, 대체 투입된 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건[대법원 2020. 9. 3. 선고 중요판결]

 

2015도1927   업무방해 등   (자)   상고기각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사용자인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원청업체 사업장에서 집회·시위를 하고, 대체 투입된 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건]
 
◇1.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이 사용자인 수급인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도급인 사업장에서 한 집회·시위 등이 일정한 경우에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적극), 2. 위법한 대체근로에 대한 대항행위의 정당행위 해당 여부(적극)◇

  1.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이 집결하여 함께 근로를 제공하는 장소로서 도급인의 사업장은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 되는 곳이고, 쟁의행위의 주요 수단 중 하나인 파업이나 태업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도급인은 비록 수급인 소속 근로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지만, 수급인 소속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에 의하여 일정한 이익을 누리고, 그러한 이익을 향수하기 위하여 수급인 소속 근로자에게 사업장을 근로의 장소로 제공하였으므로 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일정 부분 법익이 침해되더라도 사회통념상 이를 용인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인 수급인에 대한 정당성을 갖춘 쟁의행위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져 형법상 보호되는 도급인의 법익을 침해한 경우, 그것이 항상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고,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쟁의행위의 목적과 경위, 쟁의행위의 방식·기간과 행위 태양, 해당 사업장에서 수행되는 업무의 성격과 사업장의 규모, 쟁의행위에 참여하는 근로자의 수와 이들이 쟁의행위를 행한 장소 또는 시설의 규모·특성과 종래 이용관계, 쟁의행위로 인해 도급인의 시설관리나 업무수행이 제한되는 정도, 도급인 사업장 내에서의 노동조합 활동 관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 제1항). 사용자가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채용 또는 대체하는 경우,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위법한 대체근로를 저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정도의 실력을 행사하는 것은 쟁의행위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1992. 7. 14. 선고 91다43800 판결 등 참조). 위법한 대체근로를 저지하기 위한 실력 행사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그 경위, 목적, 수단과 방법, 그로 인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피고인들은 한국수자원공사 시설관리 및 청소 용역업체(‘이 사건 수급업체들’) 직원들로 구성된 수자원공사지회 지회장 또는 조합원들임. 수자원공사지회는 이 사건 수급업체들과 단체협상이 결렬되고 조정이 불성립하자 2012. 6. 25.경부터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였음. 피고인들은 수자원공사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3일간, 한 번에 각각 1시간, 1시간 20분, 2시간 40분간에 걸쳐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장 내 건물들 사이 인도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를 제창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회·시위를 하였고,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으로부터 퇴거를 요구받았으나 불응하였음. 파업으로 중단된 화장실 청소 등의 업무를 위해 이 사건 수급업체(청소 용역업체) 대표이사가 대체 인력을 투입하자, 피고인들은 두 차례에 걸쳐 대체 투입 근로자들 앞을 막고 밖으로 나가라며 고함을 지르고, 수거된 쓰레기를 건물 복도에 버리는 등 대체 투입 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함. 이에 피고인들이 업무방해, 퇴거불응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임

☞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수자원공사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장에서 이 사건 각 집회를 개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고, 피고인들이 대체근로자들의 작업을 방해한 것은 위법한 대체근로자 투입에 대항하기 위해 상당한 범위 내에서 실력 행사가 이루어진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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