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다230338 소유권이전등기 (가) 파기환송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유류분 산정에서 고려해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한 경우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유류분에 관한 민법 제1118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1008조는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에 관하여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증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는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생전 증여로 민법 제1008조의 특별수익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민법 제1114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 증여가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또는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증여를 받은 재산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등 참조).
공동상속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자신의 상속분을 양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류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 증여에 해당하므로, 그 상속분은 양도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대법원 2021. 7. 15. 선고 2016다21049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실질적 내용이 어느 공동상속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과 같은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라 무상으로 양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속분은 양도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자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로부터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법정상속분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유류분으로 산정하여 상속인의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와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10. 4. 29. 선고 2007헌바144 결정 참조). 민법 제1118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그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하는 데 참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유류분제도의 입법목적과 민법 제1008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의 법적 성질을 형식적ㆍ추상적으로 파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재산처분행위가 실질적인 관점에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무상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계약으로서(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다73203 판결 참조),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에 대해서 그 전부 또는 일부를 각 상속인의 단독소유로 하거나 새로운 공유관계로 이행시킴으로써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이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9119 판결 등 참조). 상속재산 분할의 기준이 되는 것은 특별수익(민법 제1008조)과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이나(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797 판결 참조),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내용은 공동상속인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어느 공동상속인의 취득분을 영(零)으로 하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도 유효하다(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27276 판결).
그런데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루어진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내용이 어느 공동상속인만 상속재산을 전부 취득하고 다른 공동상속인은 상속재산을 전혀 취득하지 않는 것이라면, 상속재산을 전혀 취득하지 못한 공동상속인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구체적 상속분에 해당하는 재산적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고, 상속재산을 전부 취득한 공동상속인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구체적 상속분을 넘는 재산적 이익을 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실질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공동상속인의 합의에 따라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상속재산 분할이 상속이 개시된 때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고 해도(민법 제1015조 본문), 위와 같이 해석하는 데 지장이 없다.
☞ 父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공동상속인인 母, 자녀들인 원고들, 피고, 甲이 실질적으로 원고2가 상속재산(제1, 2부동산)을 단독으로 취득하는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였고, 母는 생전에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줌. 母의 사망 후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유류분반환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함
☞ 원심은 ‘원고2가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해 제1, 2부동산 중 母의 상속분을 취득하였으므로 이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을 배척함. 그 이유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된 때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하므로 母의 상속재산에 대한 공유상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된다는 사정을 들었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판시하면서 위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실질적으로 母를 포함하여 나머지 공동상속인이 원고2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으므로, 母가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라 실질적으로 원고2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였다고 볼 수 있는 상속분은 母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되어야 하고, 나아가 원고2의 유류분 부족액에서 원고2가 받은 특별수익으로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