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도7217 강제추행(인정된 죄명: 공연음란) (가) 파기환송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의 송달․교부가 문제된 사건]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교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장변경을 허가하고 변론을 종결한 다음 변경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경우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은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이하 ‘공소장의 변경’이라 한다)이 있을 때에는 그 사유를 신속히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고지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8조 제3항).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1항은 ‘검사가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에 따라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5항은 ‘법원은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재정하는 공판정에서는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을 허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검사가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자 할 때에는 서면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피고인이 재정하는 공판정에서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는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신청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7도5122 판결 등 참조). 이는 심판의 대상을 명확히 한정하고 절차를 분명히 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2항, 제3항에 따르면, 검사가 서면으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는 경우 피고인의 수에 상응한 부본을 첨부하여야 하고, 법원은 그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즉시 송달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 절차에 관한 법규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검사의 서면에 의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있는데도 법원이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송달․교부하지 않은 채 공소장변경을 허가하고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에 기재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하였다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송달․교부하지 않은 법원의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 다만 공소장변경 내용이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호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것이거나 피고인과 변호인이 공판기일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충분히 변론할 기회를 부여받는 등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830 판결 등 참조).
☞ 제1심에서 강제추행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검사는 항소심에서 공연음란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함. 원심은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교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장변경을 허가하고 변론을 종결한 다음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
☞ 대법원은, 기존 공소사실과 예비적 공소사실은 심판대상과 피고인의 방어대상이 서로 다른데도 원심이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거나 교부하지 않은 채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당일 변론을 종결한 다음 기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변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