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피고인이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빌려 가장 혼인하여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행세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아 이를 출입국시 출입국심사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불실기재 여권행사죄, 여권법위반죄로 기소된 사안 [대법원 2022. 4. 28. 선고 중요판결]

2020도12239   위계공무집행방해등  (가)   파기환송
 
[중국 국적의 피고인이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빌려 가장 혼인하여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행세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아 이를 출입국시 출입국심사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불실기재 여권행사죄, 여권법위반죄로 기소된 사안]
 
◇1. 가장 혼인으로 인한 국적 취득의 효력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불실기재 여권행사죄의 관계, 2. 가장 혼인을 하여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는데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인적사항을 기재하여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아 이를 출입국심사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한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불실기재 여권행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형법 제137조에 정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위계’는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도157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29조, 제228조 제2항에 정한 불실기재 여권행사죄에서 ‘허위신고’는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신고하는 것이고, ‘불실(不實)의 사실’은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 여권 등 공정증서원본에 기재된 사항이 존재하지 않거나 외관상 존재하더라도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흠이 있다면 불실기재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재된 사항이나 원인된 법률행위가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흠이 있을 뿐이라면 취소되기 전에 공정증서원본에 기재된 사항은 불실기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3176 판결 등 참조).

  구 국적법(1997. 12. 13. 법률 제543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적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호는 대한민국 국적의 법정 취득 사유로 ‘대한민국 국민의 처가 된 자’를 정하고 있다. 여기서 ‘대한민국 국민의 처가 된 자’에 해당하려면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와 혼인한 배우자로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 즉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ㆍ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외국인 여자가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취업 등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와 혼인신고를 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혼인의 합의가 없다면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서 정한 ‘대한민국 국민의 처가 된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다.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는데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인적 사항을 기재하여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은 다음 이를 출입국심사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였다면 위계로써 출입국심사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를 방해함과 동시에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중국 국적의 피고인이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빌려 대한민국 남자와 가장 혼인하여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행세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아 이를 출입국시 출입국심사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였다는 사실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불실기재 여권행사죄, 여권법위반죄로 기소되었음
 
☞  원심은 피고인이 대한민국 남자와 혼인을 함과 동시에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인적사항을 빌린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법적 지위를 포괄적으로 취득하였다 할 것이고, 구 국적법에는 국적 취득의 취소나 무효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이용하여 국적을 취득하였더라도 이를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위 인적 사항이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을 행사하였다고 위계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거나 여권의 기재사항이 불실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사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음    
 
☞  이에 대법원은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의한 국적 취득의 요건을 해석하여 가장 혼인에 의한 경우에는 구 국적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는데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인적 사항을 기재하여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은 다음 이를 출입국심사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였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불실기재 여권행사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ㆍ환송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