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속보)지역신용보증재단인 원고에 대하여도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 또는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이 유추적용되는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20. 4. 29. 선고 중요판결]

지역신용보증재단인 원고에 대하여도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 또는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이 유추적용되는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20. 4. 29. 선고 중요판결]

 

2019다226135   구상금   (가)   상고기각
[지역신용보증재단인 원고에 대하여도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 또는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이 유추적용되는지가 문제된 사건]
 
◇지역신용보증재단인 원고가 주채무자의 회생계획 인가 이후 보증인인 피고를 상대로 보증채무 이행을 구하였는데, 이에 대해 피고가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 등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원고에게 적용되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는 위와 같은 규정이 없더라도 위 규정이 원고에 대하여도 유추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주채무자의 주채무가 감면된 것과 동일하게 피고의 보증채무도 감면되었다고 다투는 사안◇ 

  가. 민사법의 실정법 조항의 문리해석 또는 논리해석만으로는 현실적인 법적 분쟁을 해결할 수 없거나 사회적 정의관념에 현저히 반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실정법의 입법정신을 살려 법적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정의관념에 적합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유추적용을 할 수 있다(대법원 1994. 8. 12. 선고 93다52808 판결 등 참조). 법률의 유추적용은 법률의 흠결을 보충하는 것으로 법적 규율이 없는 사안에 대하여 그와 유사한 사안에 관한 법규범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추를 위해서는 법적 규율이 없는 사안과 법적 규율이 있는 사안 사이에 공통점 또는 유사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유추적용을 긍정할 수는 없다. 법규범의 체계, 입법의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유추적용이 정당하다고 평가되는 경우에 비로소 유추적용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원래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한도로 감축되는 부종성을 가지는데(민법 제430조), 채무자의 회생절차에서도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관철한다면 채권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유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250조 제2항 제1호에서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회생계획이 인가되어 회생기업의 채무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회생기업의 채무를 연대보증한 경영자에게는 채무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경영자 개인은 여전히 재기하기 어렵고, 경영자가 기업의 채무를 연대보증하는 경우가 많은 중소기업의 현실에 비추어 결국 기업의 실효성 있는 회생도 어려워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과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이 신설되었다. 이러한 조항을 적용하면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 제1호의 적용은 배제되고, 결국 원래로 돌아가 보증채무의 부종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와 같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적용되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는 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 제1호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이 없다. 이 경우에도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과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을 유추적용하여 채권자가 지역신용보증재단인 경우에 주채무가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감경·면제된 때 연대보증채무도 동일한 비율로 감경·면제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위 조항들은 채권자의 권리가 희생되는 불가피한 점이 있는데도, 일반 채권자와 구별하여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에 대해서는 달리 취급하겠다고 입법자가 결단하여 특별한 예외를 정한 것이다. 따라서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위 조항들과 같은 규정이 없다고 해서 법률의 흠결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를 법률의 흠결로 보더라도 기술보증기금 또는 신용보증기금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사이에 채무자를 위한 보증업무를 제공한다는 유사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추적용을 긍정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지만(기술보증기금법 제1조, 신용보증기금법 제1조),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의 복리 증진에 이바지함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다(지역신용보증재단법 제1조). 지역신용보증재단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과 달리, 정부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로부터도 기금 조성을 위한 출연을 받고 있다(기술보증기금법 제13조, 신용보증기금법 제6조,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제7조). 채무자를 위해 제공하는 보증의 한도에 관해서도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30억 원을 한도로 하는데(기술보증기금법 시행령 제23조 제2항, 신용보증기금법 시행령 제20조 제2항), 지역신용보증재단은 8억 원에 불과하다(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 제16조 제3항). 이처럼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사이에는 설립목적과 재원,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경우의 보증한도액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채권자인 경우에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과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을 유추적용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  제1심은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 등의 입법 경위와 취지를 반영하여 피고의 보증채무도 감면되었다고 본 반면, 원심은 원고에게 적용되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에 규정이 없는 이상 피고의 보증채무가 감면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 역시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유추적용의 필요성이나 정당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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